경기도 남서부에 위치한 화성은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화성은 여행자들에게 많은 것을 제공합니다, 풍부한 문학적 유산부터 고즈넉한 자연경관, 다채로운 문화와 예술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화성의 다양하고 흥미로운 매력을 살펴보겠습니다.
고대 역사 & 근대 영웅
화성에서 가장 상징적인 건축물 중 하나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화성 성곽입니다. 이 성곽은 수원 팔색길, 황성 성곽길, 수원 화성 둘레길로도 불리는 화성행궁을 기준으로 원형 모양으로 한 바퀴 도는 둘레길 코스입니다. 그 시대의 풍부한 역사와 건축적 역량을 증명하는 유산으로, 조선시대인 18세기 후반에 지어졌습니다. 성곽의 둘레길은 일부 구간만 오르막, 내리막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평지가 많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큰 부담 없이 한 바퀴 둘러볼 수 있도록 정비가 잘 되어 있습니다. 성곽 따라 걷다 보면 동장대를 시작으로 동북노대, 동포루, 봉돈 등 그 외 수많은 이정표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설명도 있어서 역사 공부도 하면 유적지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또한 열기구를 이용해 하늘에서 고대 성곽과 현재 도시 모습을 함께 보는 특별한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화성에서 또 다른 중요한 역사적 장소는 융릉과 건릉입니다. 소나무와 참나무 숲길로 이어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왕릉을 볼 수 있는데 두 개의 갈림길 중 오른쪽 길은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를 합장한 융릉, 왼쪽 길은 제22대 임금 정조와 효의왕후 김씨의 합장릉인 건릉으로 통합니다. 융릉 곁에 있는 건릉은 정조가 항상 그리워했던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을 옮겨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주변에 소나무 참나무들이 가득 차 있어 시원하게 산책하기도 좋고, 가을에는 주변의 아름다운 단풍들도 함께 감상할 수 있습니다. 왕릉 입구에 있는 역사문화관에는 융릉과 건릉에 대한 자세한 소개 글이 있어서 왕릉을 보기 전에 잠시 들러보면 실제 왕릉을 보면 다르게 느껴집니다. 주변 관람 산책코스도 잘 정비되어10분 코스부터 50분 코스까지 네 가지의 코스 중 선택도 가능합니다. 이 외에도 부정을 없애고 정신을 많게 해 준다는 110년 된 향나무에서 나는 강한 향기와 하늘을 가릴 만큼 가득한 나뭇잎 숲, 푹신한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한 잔디밭,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벤치등 방문객들을 위한 편의 시설들도 잘 준비되어 있습니다.
또 하나의 역사를 볼 수 있는 화성 3.1 운동 만세길이 있습니다. 3.1만세운동의 가장 격렬한 무력 항쟁으로 기록된 화수리 항쟁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화성 3.1운동 만세길’은 방문자들에게 체험과 휴식을 제공하는 장소입니다. 또한 과거 우정보건지소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2019년 운영을 시작한 ‘화성 3.1운동 만세길 방문자센터’ 내부에는 100년 전 화성에서 펼쳐졌던 만세운동의 의미와 선열들의 모습을 영상자료로 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직접 태극기도 그려보고 그 당시의 옷을 입어 볼 수도 있는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3.1운동 만세길에는 독립운동가들의 생가와 화성 지역민들이 밤마다 산에 올라가 횃불을 피우고 만세를 불렀다는 횃불시위터,, 호수, 그 주변의 갤러리, 3.1만세운동을 기념하는 설치물들이 있어 그 시대의 나라와 자유를 다시 찾기 위한 열망으로 싸워온 독립운동가와 지역 곳곳의 또 다른 영웅, 지역민들의 모습과 숨결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천혜 자연의 신비
화성은 역사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낙조가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한 궁평항은 2008 국가 어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싱싱하고 맛 좋은 수산물들이 가득한 수산시장이 잘 갖춰져 있는 작은 항구 궁평항은 조그만 배와 낚시꾼들을 유혹하는 매력적인 다리인 피싱 피어에서 낚시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으며, 풍경이 아름다워 산책하거나 하이킹하는 사람들이 쉬어 가는 길목으로 사랑받는 곳입니다. 또한 백사장 길이 2km, 너비 50m를 자랑하는 궁평리 해수욕장은 평소에도 많은 관광객이 찾는 대표적인 해수욕장입니다. 갯벌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고 궁평항 전망대 카페에서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바라보며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낙조와 어울리는 100년 이상 된 아름드리 해송은 그 어떤 그림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주며 복잡함을 피해 해송 숲을 걷거나 조용한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곳입니다.
궁평항에서 배를 타고 40분이면 들어갈 수 있는 국화도를 만날 수 있습니다. 걸어서 3시간 정도면 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을 만큼 작은 섬 국화도는 소박한 어촌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국화도 북쪽에 있는 매박섬(토끼섬)에는 바지락, 대수리, 고동 등이 많이 서식하며, 남쪽에 위치한 도지섬은 조약돌과 조개껍데기로 풀등을 이루어 있어 조개를 잡거나 바지락 체험, 좌대낚시, 건강망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국화도에는 조개껍데기와 모래가 적당히 어우러진 천혜의 해수욕장이 활처럼 동그랗게 펼쳐져 있습니다. 해수욕장은 경사가 심하지 않아서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으며, 모래와 자잘한 자갈이 섞여 있어 서해의 다른 지역과 달리 물이 매우 맑은 게 특징입니다. 또한 국화도는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볼 수 있는 해맞이 해넘이 명소로 유명합니다.
화성에서 특별한 자연의 모습이 있는 장소를 찾는다면 화성 고정리 공룡알 화석산지가 있습니다. 공룡알 화석과 다양한 염생식물은 아이들의 생생한 자연학습장으로 드넓은 자연경관은 사진작가들에게는 매력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약 1억년 전 중생대 백악기 공룡들의 집단 서식지로 공룡알 화석과 파편 200여 개, 그리고 식물화석이 발견된 곳입니다. 세계적으로 공룡알 화석이 발견된 곳은 대부분 중국과 몽골 지역이지만 이곳처럼 많은 공룡알 화석이 한꺼번에 발견된 것은 매우 희귀합니다. 게다가 뻘로 덮여 있는 곳에는 더 많은 화석이 들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공룡알 화석 산지에 들어선 ‘공룡알 화석산지 방문자센터’에서는 흥미롭고 짜릿한 체험이 가능합니다. 또한 공룡알과 뼈를 화석에서 분리하는 과정을 견학할 수 있는 화석 처리실과 수장고 등도 볼 수 있습니다. 드넓은 갯벌과 갈대밭을 지나 화석 산지로 향하는 경로는 나무로 만든 오밀조밀한 길로 산책하듯 가족과 함께 걷기에 좋습니다. 군데군데 통나무를 깎아 만든 쉼터와 아름다운 낙조의 장관은 덤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예술 & 문화의 재해석
화성에는 방치된 대형 찜질방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미술관으로 재해석한 독특한 디자인 건축 테마 전시 공간인 소다는 (SODA; Space of Design and Architecture) 한국에 몇 안 되는 디자인 건축 테마 전시 공간입니다. 소다는 전시 공간이 부족한 젊은 창작자들에게 전시 및 대중과의 소통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지역주민 (화성·동탄·오산·수원 지역), 특히 아이들에게 부족했던 다양한 전시 및 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복합 창작 전시 공간(Creative Venue)이기도 합니다. 이곳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전시와 프로그램을 운영할 뿐 아니라, 인근 지역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전시 운영, 프로그램 관리, 도슨트 등 다양한 취업의 기회도 제공한다고 합니다.
미술관은 전시와 워크숍이 가능한 제1전시장, 제2전시장, 외부 전시가 가능한 Roofless Gallery 외부 전시 공간, 다양한 행사와 외부 전시가 가능한 Roof Deck 그리고 화물 컨테이너를 이용한 전시 및 놀이 공간, 그리고 넓은 잔디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건물 위에 올라가 있는 컨테이너가 전시 공간이라는 것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참 특이한 구조라 오래 기억되는 부분입니다.
또 다른 문화와 예술 그리고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유 앤 아이센터는 화성 시민들의 수준 높은 여가활동을 돕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복합문화공간입니다. 다양한 공연이 가능한 화성아트홀을 비롯하여 빙상장, 헬스장, 에어로빅장, 실내골프연습장, 실내체육관, 수영장, 실외 다목적경기장 등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여성비전센터에는 요리 교실, 헤어디자이너실, 홈패션실, 미술실, 음악실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청소년 수련시설에는 과학 교실, 청소년 놀이터, 온돌강의실, 댄스연습실, 정보화 교육장, 세미나실, 노래연습실 등이 갖춰져 있습니다. 이외에도 오페라 뮤지컬, 콘서트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으며 지역 문화예술인, 예술단체, 시민들이 함께 어울리는 다채로운 문화예술의 장으로 많이 시민들과 방문객들이 찾는 장소입니다.
정리해 보면 화성은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대대로 이어진 역사의 흔적들이 조화롭게 함께하고 있으며, 문화 및 레크리에이션 활동까지 체험할 수 있는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는 도시입니다. 화성에서 오랜 시간 기억될 만한 추억을 만들어 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