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중심에 위치한 증평군은 특산물인 인삼과 홍삼으로 건강한 도시를 추구하고 좌구산과, 보강천이 있어 레저와 휴양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도시입니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테마가 있는 여행지들을 품고 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증평의 멋진 경관을 보여주는 둘레길을 중심으로 자연과 문화, 역사 등의 볼거리 즐길 거리를 살펴보겠습니다.
옛 길의 맛 비나리 길
증평의 좌구정 산림공원이 조성되어 있는 분티는 증평과 청원군, 미원면을 잇는 도로입니다. 지금의 도로가 생기기 전 이 길은 솟점말, 밤티, 삼기 등 세 마을 사람들의 동네 길이었는데, 마을을 통틀어 율리라고 했고 율리 사람들은 분티 고개너머에 방앗간이 있어서 방아를 찧으러 넘어 다닌 길입니다. 분티 넘어, 마을 이름은 고갯길 그대로 '분티' 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분티는 거리는 짧지만 경사가 심해 험한 길로 소달구지 오르기는 어림없어서 지게 짐 지고 넘어 다녀야 했는데, 동네 사람들이 분티 마을에 볼일이라곤 방아 찧기가 전부였고 쌀가마 지고 오르내리던 고단한 길이었다고 합니다.
그 옛길 분티에 조성된 좌구정 산림공원의 비나리길은 마을 사람들이 지게 짐 지고 다니던 옛길을 주민과 도시민의 건강 쉼터로 증평군이 공원을 조성해 놓은 길입니다. 길섶에 3대 종교를 의미하는 세 곳의 쉼터를 조성해 놓았는데 모두 1008개의 계단으로 길을 낸 이곳의 계단을 한 계단, 한 계단 내려가며 마음의 시름을 내려놓고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며 소망을 품기를 바라는 뜻으로 조성한 의미 있고 이름도 아름다운 길입니다.
비나리길은 숲의 향기를 듬뿍 들이마시고 도심 생활에 찌든 마음과 몸을 내려놓을 수 있는 아름다운 숲 속 산책로입니다. 비나리길을 따라 내려가며 근심을 내려놓고, 길의 끝에서 삼기 저수지의 전경을 바라보며 마음의 시름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길의 아래에서 만나는 삼기 저수지의 멋진 풍광을 뒤로하고 오르면 정상에서는 또 다른 모습의 삼기 저수지를 볼 수 있습니다.
증평의 깊은 산골 좌구산휴양림 관리사무소에서 좌구산 천문대 가는 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길 왼쪽에 미루나무 터널이 조성된 길이 보입니다. 이 길을 따라 걸으며 미루나무길을 걷다 보면 길의 끝에서 나무 계단이 방문객을 반깁니다. 계단이 시작되는 곳에 있는 간단한 약도는 이곳에서 계단을 올라 걷기를 시작하면 교육체험지구로 갈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이동거리와 함께 알려줍니다.
교육 체험 지구는 1.8km. 나무 계단에서 시작되는 이 길의 이름은 ‘바람 소리길.’입니다. 길이 지나는 숲 전체가 바람 많이 부는 숲은 아니고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길이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굴참나무, 물참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등의 참나무들도 소나무와 어우러져 잡목숲을 이루는 이곳을 걷다가 어쩌다 바람이 불면, 살랑거리는 활엽수의 이파리가 “휙휙” 빈 바람 소리를 내며 지나갑니다. 이 길은 숲의 아름다움과 싱그러움이 길에서 묻어나며, 숲의 향기에 취해 길을 걷다 보면 거짓말처럼 나타나는 데크전망대에서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도 있습니다. 솔바람길을 걷다보면 최소한의 사람이 손이 닿아있어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헛헛해진 마음을 추스르고 싶다면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솔바람길을 걸어 보시길 바랍니다.
호수의 멋 보강천
보강천은 증평군 도안면과 증평의 들판을 적시며 흐르는 증평의 젖줄이며 보강천생태공원이 조성된 곳은 보강천과 좌구산에서 발원한 삼기천이 합류하고 증평읍의 남쪽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두타산에서 발원한 지천들 또한 보강천과 합류하는 지점에 조성되어 있습니다.
두 개의 큰 물줄기와 소소한 지천들이 모여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이곳은 어족자원과 수변․식물, 조류, 곤충 등 다양한 생명체가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습지를 이루고 있습니다. 보강천 체육공원에서 출발하여 습지를 걷고 징검다리를 건너 다양한 수변식물의 생태를 관찰하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총 거리2.7km. 보강천 생태공원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나면 다양한 수변식물과 곤충들과 만나게 됩니다. 보강천의 관속식물은 달뿌리풀·갈대·억새·애기똥풀·뚝새풀 등 총 26목 46과 103속 126종 11 변종 2 품종 등 총 139 분류군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호랑버들·개나리·회양목 등 4과 4 종의 특산식물과 소리쟁이·메귀리·애구수영·다닥냉이·말냉이 등 9과 21종의 귀화식물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또한, 보강천에는 갈겨니, 누치, 모래무지, 얼룩동사리 등 총 5과 10종 120개체의 다양한 어종과 너구리·족제비·고라니 등 총 5과 8종의 포유류와 흰뺨검둥오리·중대백로·왜가리·멧비둘기·해오라기·딱새·박새 등 총 12과, 18종, 152개체가 관찰되고 있습니다.
조선 중기 최고의 시인이자 비평가였던 백곡 김득신 문학길은 증산 율리삼거리에서 백곡 김득신의 묘소에 이르는 짧은 구간입니다. 삼거리에서 마을회관 앞 이정표가 가리키는 마을 길로 들어서서 마을의 뒷산 언덕으로 오르면 백곡의 시비공원과 함께 그의 묘역에 이를 수 있습니다. 백곡 김득신의 아버지가 이주하여 마을을 연 밤티는 백곡의 고향으로. 그의 사후 밤티마을 뒷산 구석산자락, 현재의 자리에 잠들었습니다. 백곡의 묘소의 서남쪽에는 그의 생애와 작품을 기리는 마음으로 시비공원이 마련되어 있으며, 이 공원의 시비에는 백곡이 노래한 '율협(밤티골)’이란 제목의 칠언율시가 새겨져 있습니다. 백곡의 시비공원에서는 율리를 한눈에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백곡 김득신은 조선 중기 문인이자 시인이며, 진주 목사 김시민 장군의 손자로, 아버지는 경상도 관찰사를 지낸 김치이며, 이식으로부터 ‘그대의 시문은 당금의 제일’이라는 평을 들어 세상에 알려지게 된 인물입니다. 백곡 김득신은 금방 배운 것도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둔재였는데 그런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공부해야 할 것은 읽고 또 읽어 마침내 자기 것으로 만들고 마는 노력파여서, 책 한 권을 11만 3,000번이나 읽었다는 점만 보더라도 그의 노력이 어땠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문이 뛰어나 조선 효종이 극찬했고, 당대의 문장가들도 칭송했던 백곡은 그 노력 끝에서야 주옥같은 시문을 창작하는 천재가 된 것입니다. 사마천의 사기 백이전을 11만 3,000번이나 읽은 것으로 유명한 백곡을 생각해 보면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오른 대기만성형 인물이었음은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증평군의 젖줄 보강천의 지천에 있는 삼기천은 증평의 명산 좌구산에서 발원하여 흐르고 있습니다. 삼기 저수지로부터 사곡리 합수점까지 8km를 흐르면서 증평군 남동부의 들판을 적시는 삼기천은 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며, 삼기 저수지 일원에 총장 3km에 이르도록 조성된 수변산책로 삼기저수지 등잔길은 생태공원에서 걷기 시작하여 삼기저수지를 한 바퀴 돌아 원점으로 돌아올 수 있는 둘레길입니다.
등잔길이라는 이름은 처녀와 선비가 사랑을 하다가 선비가 과거를 보러 떠났고 떠난 선비의 안전을 위해 등잔에 불을 밝혀 들고 기다리다가 망부석이 되었다는 사연에서 전해졌다고 합니다. 이 산책로는 목재 데크가 수면 위로 지나가게 되어있어 좌구산의 4계절 등 다양한 풍경을 감상하면서 산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저수지 중간중간에 독서왕이었던 시인 김득신과 관련된 조형물이 있기도 하며, 봄에는 벚꽃길로, 또한 가을에는 알록달록 단풍빛을 내는 나무들이 운치 있는 최고의 경관을 보여줍니다.
별 보러 가는 길
증평 둘레길중 하나인 ‘거북이별 보러 가는 길’은 율리삼거리에서 방고개 고객마루까지 연결되는 구강입니다. 주변에 숲이 우겨져 있어서 산림효과를 누릴 수 있는 웰빙 건강코스이기도 합니다. 산골 마을 율리의 전경과 상기 저수지의 전경이 펼쳐지고 좌구산 산세가 한눈에 들어오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숲길인 이곳은 주변에 큰 도시가 없어서 맑고 깨끗한 밤하늘을 볼 수 있는 ‘좌구산 천문대’로 이어집니다. 좌구산 천문대는 한남금북정맥(속리산 천왕봉~안성 칠정산) 과, 청주, 증평 최고봉인 좌구산(657m)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좌구산은 거북이가 앉아 남쪽을 보고 있는 형상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며, 주변에 큰 도시가 없어 맑고 깨끗한 밤하늘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또한 좌구산에 자연휴양림이 조성되어 있어 숙박을 하며 신비로운 우주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좌구산 천문대에는 국내에서 가장 큰 356mm 굴절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다른 망원경으로 볼 수 없는 천체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습니다. 한적한 산자락에 위치해 빛 공해가 적다 보니 밤이 되면 5등급의 희미한 별을 1,500여 개 정도 관측할 수 있으며 한낮에는 태양과 금성, 3등급의 별들을 관측합니다.
그렇다 보니, 좌구산 천문대에서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별을 관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밤하늘의 모습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천체투영실과 천체관측 및 천체 사진 촬영을 위한 다양한 망원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한편 인근에는 좌구산 휴양림과 율리 휴양촌이 조성돼 있어 하룻밤 머물고 가기에도 전혀 불편함이 없고 산림 생태 문화 체험 단지 등 청정 자연환경을 이용한 과학 체험학습을 연계하여 진행할 수 있습니다. 깨끗한 자연환경과 멋진 우주의 모습을 간직한 좌구산천문대에서 가족과 친구, 연인들과 함께 한 줄기 빛을 통해 지친 마음을 달래고 편안한 휴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정리해 보면 증평은 작지만 구석구석 숨어있는 보석이 많은 도시입니다. 좌구산의 능선과 보강천의 물줄기를 따라 걸어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증평둘레길에서는 비나리길과 바람 소리 길에서 만나는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경관과 함께 김득신 문학길과 삼기 저수지 등잔길로 이어지는 증산이 배출한 조선시대 시인이자 문학비평가였던 백곡 김득신의 이야기, 거북이 별 보러 가는 길을 따라 밤하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좌구산 천문대까지, 이외에도 자전거를 이용한 여행코스와 증평 민속 체험과 특산물인 인삼에 대해 둘러볼 수 있는 웰빙관광코스, 농촌체험 등 여러 가지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한 도시입니다. 조용하고 한적한 힐링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증평에서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