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은 대한민국 전라남도 남부에 있는 군입니다. 볼거리가 많은 장흥은 아름다운 산과 산을 뒤덮는 꽃들의 장관을 보여주고 있어 해마다 여행객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가을에만 만날 수 있는 은빛 물결의 장관을 보여주는 여행지와 더불어 가을의 눈꽃이 내린 들판을 품은 마을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천자의 면류관 천관산
지리산, 자주산, 월출산, 변산과 함께 호남의 명산 중 하나인 천관산은 관산읍과 대덕읍의 경계에 있는 723m의 산으로 산 전체가 바위로 이루어져 있고 봉우리마다 하늘로 치솟아 있는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기바위, 사자바위, 부처바위 등 기암괴석을 자랑하며, 산 정상의 바위들이 보석으로 장식한 천상의 면류관을 닮았다고 하여 천관산이라 불린다고 합니다.
관산읍과 대덕읍의 경계에 있는 723미터의 산으로, 높지는 않지만 산 전체가 바위로 이루어져 있고 봉우리마다 하늘로 솟아 있어 웅장함을 더합니다. 산에 오르면 남해안의 다도해가 한 폭의 동양화처럼 펼쳐지고 북쪽으로는 영암의 월출산, 장흥의 제암산, 광주의 무등산, 날씨가 맑으면 바다 쪽으로 제주도 한라산도 볼 수 있습니다. 능선에는 기암괴석이 자연 조각품의 향연을 펼치고, 정상 부근에는 5만 평방미터에 걸쳐 펼쳐진 참매 군락이 장관을 이룹니다.
매년 가을이면 이곳 천관산 정상에서 천관산 송이 축제가 열립니다. 천관산에는 다양한 유적지와 볼거리가 있는데, 신라 애장왕 때 용통상이 창건한 천관사에 들러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고 삼층석탑, 석등, 오층석탑 등의 유물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역 주민들이 세운 수많은 석탑이 늘어선 천관산 문학공원을 방문해 기암괴석에 새겨진 문인들의 글귀도 볼 수 있습니다. 동백나무, 비자나무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천관산자연휴양림은 숙박과 야영은 물론 자연해설, 동백나무와 표고버섯 관찰, 천연염색 등 다양한 숲 문화 체험행사가 마련되어 있어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자연 속에서 힐링하기 좋은 곳입니다.
가을 은빛 물결 억새의 군무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춤추는 은빛 억새는 가을철 많은 산행인의 발길을 천관산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천관산 연대봉에서 환희대까지 펼쳐진 40만평 정도의 억새평원과 가을을 속삭이는 억새들 사이로 내려다보는 한라산과 다도해 풍광은 모든 사람에게 아련한 낭만을 안겨 줍니다. 해마다 10월이면 억새 절정 시기에 맞추어 천관산 억새제가 열리며, 억새 물결은 10월 초순부터 말경까지 해와 달을 벗 삼아 가을을 노래하는 듯합니다.
억새는 가을이 여물어 가는 9월 중순쯤 피기 시작해 10월 중순에 그 장관을 보여줍니다. 그 색깔은 햇살 강도와 방향에 따라 하얀색이나 잿빛을 띠며, 가장 보기 좋은 흰색은 태양과 억새가 45도 이하를 이루며 역광을 받을 때이므로, 오전 9시 이전이나 오후 5시 이후에 태양을 안고 바라보아야 그 모습을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단풍만큼 화려하지 않지만, 소박한 빛깔로 산야를 하얗게 뒤덮은 억새는 깊어가는 가을 산을 ‘가을의 심연’으로 끌어들입니다. 청동빛의 가을하늘, 소슬바람에 일렁이는 억새 물결을 헤치며 걷는 가을 산행은 또 다른 운치를 느끼게 합니다.
전국 어디서나 억새의 아름다운 자태를 볼 수 있지만 장흥 지역에서는 다도해의 풍광과 기암괴석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장흥 천관산이 최고로 손꼽힙니다. 이른 아침 탑산사에 도착해 전국 최초로 조성된 천관산 문학공원에서 국내 유명 문인 54명의 문향을 담긴 문학비를 감상하며 천관산을 오르면, 소나무 가지 아래 동백나무가 늘어섰고 상수리나무, 때죽나무, 노각나무가 여행객을 맞이합니다.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는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해 주고 눈앞에 펼쳐진 다도해의 절경, 아침이슬에 촉촉이 젖어 하얗게 눈송이처럼 핀 억새 한 무리는 저절로 탄성이 나오는 절경을 보입니다. 능선을 따라 연대봉으로 발길을 재촉하면 눈앞에 끝없이 비단결 같은 억새가 은빛을 내뿜으며 끝없이 펼쳐집니다. 연대봉 쪽에서 넘어온 다도해의 가을바람에 억새들이 고개를 숙였다 일으켰다 하며 군무를 추는 듯 보이며 어른들 키만큼이나 훌쩍 자란 억새의 너울 따라 몸을 숨겨보면 세상사의 고민도 어느새 사라지는 듯합니다. 청동빛 하늘은 석양으로 물들고 은빛으로 물결을 이루는 억새밭을 거닐다 보면 은빛 바다 위로 배를 타고 가는 것 같은 황홀감에 빠져들며, 저녁노을 질 무렵 우수수 소리를 내며 파도처럼 출렁이는 황금물결을 지켜보는 것으로, 억새와의 하루 여행은 마무리됩니다.
계절마다 꽃이 가득한 선악동 마을
선학동 마을은 드넓게 펼쳐진 덕량만의 풍경과 따뜻한 봄이면 마을을 뒤덮는 유채꽃, 가을이면 맑은 바람과 파란 하늘 아래 마을을 덮는 메밀꽃의 절경으로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유명한 곳입니다. 2012년 가장 아름다운 농촌마을로 선정된 이 마을은 장흥이 고향인 작가 이청준의 소설 '선학동 나그네'의 배경이자 2007년 영화로 만들어진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의 촬영지이기도 합니다.
선학동의 유채꽃밭과 메밀밭은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산책하기 좋고, 쉴 수 있는 정자까지 마련되어 있습니다. 울창한 숲과는 달리 꽃밭을 걷다 보면 할머니의 품에 안긴 듯 포근하고 아늑한 기분이 듭니다. 선선한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새하얀 메밀꽃과 탁 트인 바다, 계절의 풍요로움을 담은 드넓은 들판의 풍경이 잘 어울립니다. 선학동에서는 매년 10월이면 지역 주민들이 주최하는 메밀꽃 축제가 열립니다.
메밀꽃축제가 열리는 선학동은 장흥 9경 중 하나로 앉은뱅이풀의 푸른 향기를 맡으며 천년학 소나무 가지와 인사를 나눌 수 있고, 봄에는 유채꽃 향기를 맡고 가을에는 선학동 양지바른 언덕에서 메밀꽃의 전경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여행객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여름이 지나고 맑은 바람과 파란 하늘 아래 드넓게 펼쳐진 바다와 메밀꽃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은 사진을 찍는 관광객과 관광을 즐기러 오는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습니다. 축제 기간에는 비누 만들기, 소원등 달기, 메밀가루 만들기, 엽서 쓰기, 공연, 노래자랑, 메밀밭 걷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메밀꽃 축제 기간 동안 마을에서 판매하는 제철 메밀 음식도 별미입니다. 이번 가을에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천자의 면류관과 같은 천관산 자연이 만들어낸 기암괴석의 예술 작품들을 보고 천관산 억새제의 ‘으악새(억새) 슬피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억새 은빛 물결과 눈 내린 듯한 하얀 메밀의 전경을 볼 수 있는 장흥에서 멋진 추억 남겨보시길 바랍니다.
갈대와 억새의 차이점
갈대는 꽃색이 고동색이나 강색을 띠고 있지만, 억새는 꽃색이 은빛이나 흰빛을 띱니다.
갈대는 습지에서 자라는 반면, 억새는 산 능선 드의 고지에서 보통 자랍니다.
갈대는 잎의 가운데 아무것도 없는 반면에, 억새는 잎의 가운데 하얀 줄무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