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의 동부에 있는 장수군은 물이 길고 산이 높다는 수장산고(水長山高)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 내려와서 그런지 멋있는 산세를 품고, 맑은 물이 흐르는 고장입니다. 장수군은 낙원 같은 자연 외에도 충절의 여인 논개의 역사와 여러 가지 문화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잘 준비되어 있는 도시입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장수군에서 대표적으로 보고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자연의 낙원
장수군의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해 볼 수 있는 여러 장소 중 방화동 생태길은 빼놓을 수 없는 장소입니다. 10km 거리의 3시간 정도 코스로 발걸음마다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방화동 생태길은 장안산군립공원 입구에서 여정을 시작합니다. 맑은 계곡을 따라 걷는 길, 돌탑과 너덜지대를 지나며 점점 계곡이 깊어짐을 느낍니다. 어느 순간 걷기 좋던 산책로가 목재 데크길로 바뀌면서 장안산 덕산계곡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게 됩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장안산 군립공원 수많은 보호종과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들의 쉼터입니다. 발걸음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울수록 그 자연은 더욱 가까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느낌을 받습니다. 물봉선과 다양한 야생화가 피어난 덕산계곡의 싱그러움 속에서 걷다 보면 용소를 만납니다. 아빠 용과 엄마 용, 어린 용의 전설이 남아있는 아랫용소와 윗용소의 풍경은 신비롭습니다.
윗용소 바위 위에 새겨진 바둑판에서는 신선들이 넓은 바위에 앉아 술 한 잔에 바둑을 두었을 신선들의 놀던 모습을 상상해 보게 됩니다. 그 바위에 앉아서 쉬노라면 금방 가는 시간에 ‘어느새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른다’ 던 말이 떠오릅니다. 아랫용소에 도착하면 그 깎아지른 석벽과 소의 깊이에 감탄도 잠시, ‘어찌 저런곳에 글씨를 새길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용소를 지나 걷다 보면 계곡을 사이로 갈림길이 나옵니다.
오른쪽 길은 조금은 더 힘들고 아찔함도 있는 길이고 반대편 길은 편안하게 조성된 산책로입니다. 중간중간 징검다리를 통해 양쪽을 오갈 수 있어 다양하게 코스를 즐길 수 있습니다. 맑은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방화폭포를 만나게 됩니다. 110m 의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는 짜릿함까지 느껴집니다. 용림제에서 물을 끌어와 조성한 인공폭포라 시간을 맞춰야 볼 수 있습니다. 숲 속 숙박시설을 지나 잘 꾸며진 산책로로 들어서면 방화동가족휴가촌은 우리나라 최초로 건립된 가족 단위 휴양지입니다. 오토캠핑장과 숙박시설, 목재체험관 등이 있어 편안한 휴식이 가능합니다. 돌아가는 길은 왔던 길, 계곡의 반대편으로 걸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삼림욕 길과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서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역사를 담은 유적지
장수군에는 충절의 여인 논개의 이야기와 함께 장수 역사 문화를 볼 수 있는 역사문화 탐방로가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장수 지방기념물인 논개사당 의암사는 장수 현감 정주석이 주논개의 충적을 선양하고 장수 태생임을 기리기 위하여 1846년 논개생장향수 명비를 세운 후 1955년 군민들의 성금으로 남산에 사당을 건립하였으며, 1974년에 현 위치로 옯겼다고 합니다. 경내에는 생장향수명비각, 기념과, 외삼문, 내삼문,충의문, 영정각이 차례로 있으며, 매년 음력 9 월에 의암사에서 제례를 지내며 여러 가지 문화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현재 의암사 영정각에 걸린 논개 영정은 2008년 새롭게 그려서 안치된 작품입니다.
의암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장수 향교가 있습니다. 장수향교는 조선 태종 7년 선창리에 건립되었던 것을 숙종 12년에 지금의 위치로 옮겨 세웠고 현재까지 창건 당시의 건물 양식대로 보존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향교로서 건물의 구조가 다포형이라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학문을 닦는 곳을 행단, 즉 ‘은행나무 단’이라고 부르는데, 공자가 은행나무 단에서 제자를 가르친 이유로 우리나라에 유학이 들어오고 수많은 향교와 서원이 만들어지면서 그 뜻을 기리고자 은행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장수향교 대성전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조선시대 향교 건축의 대표적 건물 중 하나입니다. 정면 3칸과 측면 4칸의 맞배지붕 즉, 지붕면이 양면으로 경사를 지어 책을 반쯤 펴놓은 팔(八)자형으로 되어있는 건물로, 우리나라 성현 27분의 위패가 모셔져 있으며, 6백 년이 넘은 건물로 우리나라 200개가 넘는 향교의 대성전 중에서 제일 오래된 곳입니다.
이외에도 향교 내에는 당당한 기개로 왜적들을 물리고 향교를 지켜낸 정경손의 의행을 기리기 위한 정충복비도 볼 수 있습니다. 향교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수령이 약 400년쯤 된 천연기념물 의암송의 아름다움은 신비롭기만 합니다.
또 하나의 가볍게 가 볼만한 장소는 장수읍 장수리에는 아담하게 조성된 방촌공원입니다. 조선의 명재상 황희 선생의 호를 따 지난 1996년 조성된 곳입니다. 조선 시대의 명재상이면서 중용의 미덕을 알았던 방촌 황희 정승의 본관이 바로 장수이며, 태종의 신임을 얻다가 양녕대군의 세자폐위에 반대하여 장수의 장계면 월강리에서 유배 생활을 하였습니다. 공원에 들어서면 마치 옛 선비들이 지금도 시 한 수 읊조리며 먼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즐기고 있을 법한 정자 한 동과 황희 정승의 동상이 단출하게 세워져 있습니다. 이 외에도 오래된 느티나무와 팽나무가 들어 찬 노하숲은 황희 정승의 아버지 황군서 선생이 장수 현감으로 부임해 조성한 숲이 있습니다, 조성된 지 6백년이 훨씬 더 넘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노하숲은 오랜 역사와 산림자원으로서의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장소입니다. 조용한 휴식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장소로 잘 정비되어 있는 산책길과 벤치, 주변 설치물들이 나무들과 잘 어우러져 한적한 분위기에 편안함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축제 & 지역문화 체험
장수에서는 매년 지역 특산물과 문화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축제가 열립니다. 그중 하나인 색에 반하고 맛에 취하는 장수 한우랑 사과랑 축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수확의 기쁨과 함께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며 첫 수확한 건강한 농산물을 나누는 농축산물축제입니다. 또한 금강의 발원지인 뜬봉샘의 맑은 물이 흐르는 청정자연에 펼쳐지는 농촌체험축제이자 최적의 자연환경에서 소중한 정성이 만들어 낸 최고의 농축산물과 함께하는 웰빙축제입니다. 축제기간 한우, 사과, 오미자, 토마토 등 장수군 농축산물을 직접 맛보고 성장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주제관과 장수한우마당, 장수사과수확체험, 깃절놀이, 한우곤포 나르기 대회 등 먹을거리, 볼거리,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장수 쿨밸리 페스티벌과 의암주논개제전, 번암물빛축제 등에 축제들도 있어 다양한 체험을 통해 장수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줄 것입니다.
또 다른 느낌의 지역문화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장수 전통시장은 장수군청에서 얼마 멀지 않은 거리에 있습니다. 장수 오일장은 5일 단위로 열리며 날씨 변동에도 상관없이 장을 볼 수 있도록 현대적으로 정비가 되어있습니다. 장수시장에는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장수 대장간이 50여 년을 지켜오고 있으며 등산용품, 심마니 주문 특수 도구 등 수십여 종류를 자유자재로 척척 제작하는 장인이 장날이 인근 주민들의 낫이나 칼을 무료로 갈아 주기도 하신다고 합니다. 시장에는 정말 없는 것 없이 다 있다는 표현이 딱 맞는 사과의 고장 장수 사과가 아주 탐스럽고 먹음직스러우며 장수 여러 지역의 특산물과 수산물, 다양한 물건들을 구경하며 옛날 시장의 정취를 느껴봅니다.
정리해 보면 장수군은 아름다운 자연, 역사, 문화유산, 지역 전통 생활문화들이 잘 어우러져 있는 도시입니다. 낙원 같은 방화동 생태길 코스들에서 느끼는 신비로운 자연과 역사적 의미가 있는 논개와 향교의 이야기와 문화, 전통시장과 축제 현장에서 보고 체험하는 현지 생활 모습들까지 작지만, 많은 볼거리 즐길 거리를 담고 있는 장수에서 편안한 휴식과 여유로운 시간의 추억을 만들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