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중서부에 위치한 산청군은 높은 산과 맑은 물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으로 이름 붙여진 경상남도의 군입니다. 이곳에서 재배되는 수천 종의 약초는 예로부터 효능이 좋기로 유명해 한국 전통 약초의 본고장이라고도 불립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산청을 유명하게 만든 몇 가지 요소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최초의 국립공원
한국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국립공원 중 하나인 지리산 국립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입니다. 지리산은 10경으로 노고운해, 피아골단풍, 반야낙조, 벽소명월, 불일폭포, 세석철쭉, 연하선경, 천왕일출, 칠선계곡, 섬진청류를 꼽습니다. 지리산은 금상산 한라산과 더불어 삼신산으로 하나로 알려져 왔으며, 신라 5악중 남악으로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 해서 지리산이라 불려 왔다고 합니다. 지리산은 백두산의 맥이 반도를 타고 내려와 이곳까지 이어졌다는 뜻에서 두류산이라고 불려지기도 하고, 불가에서 깨달음을 얻은 높은 스님의 처소를 가리키는 ‘방장’의 그 깊은 의미를 빌어 방장산이라고도 하였습니다.
지리산 국립공원은 경상남도 하동군, 산청군, 함양군, 전라남도 구례군, 전라북도 남원시 등 3개 도, 5개 시군, 15개 읍면에 걸쳐 있는 곳으로 그 면적이 무려 1억 3천 평이 넘는 면적이 됩니다. 이는 계룡산국립공원의 7배이고 여의도 면적의 52배 정도로 20여 개 국립공원 가운데서 육지 면적만으로는 가장 넓습니다. 지리산에는 남한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천왕봉을 비롯하여 제석봉, 반야봉, 노고단 등 10여 개의 고산준봉이 줄지어 있고 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 이르는 주능선의 거리가 25.5㎞로서 60리가 넘고 지리산의 둘레는 320㎞로서 800리나 됩니다. 천왕봉에서 발원되어 흐르는 물로 계곡을 형성하고 있는 칠선계곡을 비롯하여 뱀사골계곡, 대원사계곡등 수없이 많은 계곡과 불일폭포, 구룡폭포, 용추폭포 등 뛰어난 자연경광은 명산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으며, 화엄사, 쌍계사, 연곡사, 대원사, 실상사 등의 대사찰을 비롯한 수많은 암자와 문화재는 이곳이 한국 불교의 산실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지리산은 수많은 식물과 동물, 그리고 사람들에게 삶터를 제공해 주는 생명의 산이기도 합니다. 천왕봉에서 노고단에 이르는 주능선에서 마치 양손을 벌리듯 15개의 남북으로 흘러내린 능선과 골짜기에는 245종의 목본식물과 579종의 초본식물, 15과 41종의 포유류와 39과 165종의 조류, 215종의 곤충류가 있습니다. 지리산에서 발원한 물이 덕천강과 엄천강, 황천강을 이루고, 해발 1,000m가 넘는 봉우리가 20여 개, 재가 15곳에 이릅니다. 또 지리산에서 솟는 샘과 전망대, 바위의 숫자만도 각각 50여 개, 마야고와 반야도사, 호야와 연진 등의 설화에 이상향과 신선의 전설을 안고 있는 신비로운 산입니다. 한때 지리산의 350여 군데에 절과 암자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국보만도 7점, 보물 26점에 지방문화재와 주요 사적지, 민속자료까지 헤아리지 않아도 지리산은 그 자체로서 이미 충분한 보물이며, 어떤 수식도 필요 없는 산입니다.
한방 체험 관광지
산청 왕산과 필봉산 기슭에 자리 잡은 동의보감촌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한방을 테마로 한 건강 체험 관광지로서, 엑스포주제관, 한의학박물관 한방기 체험장,, 한방테마공원, 동의본가, 한방자연휴양림, 본디올 한의원, 숙박시설, 약초판매장 등 한방이 관련된 다양한 시설을 갖추어 명실상부한 한방휴양 관광지의 메카로 자리 잡은 대한민국 힐링 여행 1번지이다. 한방 온열 체험, 약초 향기 주머니 만들기 체험, 어의·의녀복 입기 체험, 한방 족욕 체험 등 다양한 한방 관련 체험프로그램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촌 한의학박물관에서는 이름 모를 풀들을 통해 건강한 삶의 지혜를 찾았던 약초의 기원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불로장생을 향한 인류의 꿈과 노력들을 확인하며 과거, 불로장생을 향한 노력 속 축적된 지식과 지혜를 살펴보고 자연과 조화되는 삶의 균형으로 건강하게 나이 듦의 방법이 세계 전통 의약과 한의약에 담겨있다는 내용들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한방약초 체험 테마공원에서는 지리산권 특산 약용식물 자원의 체계적인 보전 증식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노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촌을 찾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약초를 소개함으로써 한방의 우수성도 함께 알리는 역할을 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동의보감촌에는 모든 재료를 지리산에서 직접 재배한 약초로 만든 음식과 식재료에 약재를 넣은 것이 아니라 식재료를 약이 되도록 먹는 조리 방식으로 자연 그대로의 성질과 맛을 유지하는 건강한 밥상을 만날 수도 있어서 동의보감촌에서는 우리나라 전통 방식의 의료 기술과 자연치유에 대해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인물 여행
산청에는 여러 분야에 대표적인 인물들을 많이 배출한 지역입니다. 대표적으로 동의보감을 집필한 허준 선생입니다. 허준 선생은 30대 초반에 내의원에 들어가 37세에 어의로서 국왕의 병을 직접 진료하며, 내의원 의관을 총괄하는 수의로서 활약하였습니다. 동의보감은 허준선생이 선조의 명을 받아 1610년에 완성하고 1613년에 초판을 간행한 의학서적으로 25권 25책으로 발행되었으며, 내경(內景), 외형(外形), 잡병(雜病), 탕액(湯液), 침구(鍼灸) 등 5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09년 7월 30일 바베이도스에서 열린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에서 공중보건서 최초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세계적인 전문 의학서로 인정을 받았고, 우리의 전통의약인 한의약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입증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 및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하고, 한의약의 우수성과 가치를 전 국민과 더불어 지구촌 인류에게 홍보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경상남도, 산청군에서는 지난 2013년 9월 동의보감촌에서 ‘2013 산청 세계 전통 의약 엑스포’를 개최하였습니다.
산청에서 배출한 또 다른 인물은 목화씨로 유명한 문익점입니다. 33세에 고려의 사신으로 원나라에 갔다가, 공민왕을 폐위하고 덕흥군을 왕으로 즉위시키려는 계획에 동조하라는 원나라 황제의 강압적인 조용에, “하늘에는 두 해가 없고 백성에는 두 군주가 없다.”는 말로 거절하며 공민왕에 대한 충절을 지킨 인물로도 유명합니다. 이에 원나라 황제의 미움을 받아 운남서 교지국에서 귀양살이를 살다가 그곳에서 헐벗은 백성을 떠올리며 위험을 무릅쓰고 목화종자를 붓대롱에 넣어 귀국하였고, 고향으로 돌아와 장인 정천익(鄭天益)과 함께 목화 종자를 심어 기적적으로 목화재배를 성공하게 되고 순식간에 전국에 보급되어 농가 경제에 엄청난 변화를 초래하였고, 의생활을 비롯한 생활문화가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훗날 세종대왕이 문익점에게 ‘부민후’라는 시호를 하사하였고 단성면 사월리에 있는 ‘목화시배지’는 사적 108호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김수로왕의 10대손으로 가락국의 마지막 왕이며 11년 동안 재위한 구형왕, 한국 불교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크게 이바지하신 성철스님, 국악 운동의 선각자이며 국립 전통예술 중고등학교를 설립한 ‘기산’ 박헌봉 선생이 있습니다. 정리해 보면 산청은 지리산의 아름답고 신비로움뿐만이 아니라 구석구석 더 많이 숨어있는 자연의 모습과 전통 치료 문화 한의약을 알리는 다양한 프로그램들, 그리고 현재 산청의 기반이 된 산청이 배출한 훌륭한 인물들까지, 알아가면 알수록 새로운 모습들을 더 많이 보여주는 산청에 꼭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