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남동부에 위치한 계룡시는 논산시에서 분리되어 2003년 9월 계룡시로 개칭된 후 3개 군의 수부 도시로 자리 잡았습니다. 계룡시에는 여행객을 위한 역사적으로 중요한 유적지와 아름다운 자연, 새로운 문화 공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계룡시의 다양한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몇 가지 장소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고대 유적의 가치
계룡시에는 역사적 유적이 발견된 계룡입암리유적공원이 있습니다. 지방산업단지 조성 중에 확인되어서 발굴된 유적지로 청동기 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유적이 발굴된 공원입니다. 유적공원은 해발고도 110~120 m 내외의 남북으로 뻗은 구릉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북쪽으로 인접해 있고 왕대천이 흐르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계룡 입암리 유적공원은 금강지류인 왕대천을 중심으로 청동기 시대부터 사람들이 거주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생활 터전으로 활용된 사실을 보여주고 있어서 생활환경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적으로는 청동기시대의 주거지 21기를 포함해서 수혈유구등 7기, 백제시대의 주거지 26기, 수혈유구 12기, 조선시대의 사용된 기와가마 22기 등을 비롯해 총 74기의 유구가 확인되었으며, 이 유물은 다수의 토기를 비롯해서 유구석부와 어망추, 석촉, 철기류 등이 출토되었다고 합니다. 유적공원에는 이렇게 발견된 유적 외에도 공원이라는 아름답게 산책로나 운동시설들도 잘 마련되어 쾌적한 환경에서 운동을 하며 힐링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습니다.
또 하나의 역사의 장소는 조선 중기 유학의 대가인 사계 김장생 선생의 고택인 ‘사계고택’입니다. 사계고택은 ‘은농재’라고도 불리며 조선 중기 예학의 태두인 사계 김장생 선생이 계축옥사로 인하여 이곳에 낙향한 후 남은 여생을 우암 송시열, 동춘당 송준길, 초려 이유태, 신독재 김집 등 당시에 내로라하는 후진 등을 양하며 말년을 보낸 곳으로 조선 중기(1602)에 건립된 건물로써 3천여평 넓은 대지 위에 10여채 기와집과 정원, 연못이 있는 광산 김씨 종갓집으로 오래된 나무들이 많아 고풍스러움이 느껴집니다. 이외에도 신도안 문화공원에는 주초석과 석재를 볼 수 있는데 조선 왕조를 세운 태조 이성계가 동왕 2년, 신도안(계룡시 신도안면)의 지리적 형세가 비범함을 보고 신도읍 후보지로 결정하여 국도 건설공사를 하기 위해 석재 등을 운반하던 중에 이곳은 수운이 없다는 풍수지리설에 의해 공사를 중단하였습니다. 여기에 남은 석재는 대개 직경 1.2~1.8m의 것으로 궁궐 건축용 주초석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자연의 웅장함
계룡에는 역사 유적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 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는 향적산 국사봉과 고즈넉한 산사 풍경도 감상할 수 있는 무상사가 있습니다. 국사봉은 태조 이성계가 신도안을 도읍으로 정하기 위해 이곳에 올라가 국사를 논 한 데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합니다. 대표 등산 코스는 왕복3.2km의 무상사 코스와 왕복 4.5km의 향적산 치유의 숲 코스가 있어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향적산은 계룡산을 조망하기 가장 좋은 등산 코스로 알려져 있으며, 확 트인 조망과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갈림길과 오름길이 많은 산길을 가다 보면 ‘향적산방’을 만나게 되는데,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건물이라고 합니다. 향적산 정상에 도착하기 전 중간에 데크로 정비가 되어 있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계룡산의 아름다운 경관이 잘 보이는 위치는 정상에서 보는 것보다 전망대가 더 좋습니다. 나무로 만들어진 전망대에서 계룡산의 풍경을 바라보면 살짝 흐린 날씨에도 웅장한 산세를 느끼게 합니다. 향적산 정상인 국사봉에는 넓지 않지만, 중앙에 두 개의 비석이 세워져 있고, 한쪽에 작은 정상석이 있습니다. 두 개의 비석은 천지창운비와 오행비인데, 단군을 시조로 받드는 대종교에서 세운 비석이라고 합니다. 그중에서 천지창운비는 하늘과 땅이 열리는 이치. 오행비는 우주 만물을 이루는 다섯 가지 원소인 금(金), 목(木), 수(水), 화(火), 토(土)를 상징하는 비석이라고 합니다. 향적산 국사봉에서 바라보는 계룡산은 어느 방향으로 봐도 그림이 됩니다.
향적산에 있는 무상사도 놓치지 말고 방문해 보길 바랍니다. 숭산 국제 선원 무상사는 숭산 스님으로 잘 알려진 사찰입니다. 승산 스님은 미국에서 참선의 의미를 알린 불교 포교자로, 파란 눈의 제자를 둔 스님으로 유명합니다. 조계종 총무원 해외 포교 30년을 마치고 2000년에 숭산 스님이 자리를 잡은 곳이 바로 계룡산 줄기 아래 무상사라고 합니다. 무상사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건물들이 이어집니다. 외국인 스님들이 수행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매년 여름과 겨울에 걸쳐 3개월간의 집중 선 수행안거가 실시되는데 이 외 기간에는 주말 안거, 일반인을 위한 법회, 주말 템플스테이 등의 다양한 사찰 프로그램도 운영됩니다. 고요함이 가득한 아담한 사찰에는 사찰 끝 산신각에서 은은하게 들리는 스님의 독경 소리만 귀를 간지럽히듯 들려오며 평온함을 느끼게 합니다. 무상사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운치 있는 한옥 카페도 있어 차 한 잔을 마시며 잠시 몸을 쉬어 갈 수도 있습니다.
문화 체험 공간
계룡시에는 새로운 문화 공간인 선샤인 랜드가 있습니다. 선샤인 스튜디오와 밀리터리체험관, 서바이벌 체험장, 1950 스튜디오가 있습니다. 네 곳 모두 가까이 붙어 있어서 한꺼번에 관람하기에도 좋은 장소입니다. 드라마 ‘미스터선샤인’의 촬영지인 선샤인 스튜디오는 직접 건물 내부에 들어갈 수 있고 카페나 전시를 볼 수 있습니다.
가까이 있는 1950 스튜디오는 선샤인 스튜디오처럼 직접 들어가 보거나 할 수는 없지만 1950년대 한국의 분위를 느낄 수 있는 거리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조금 시시할 수도 있지만 시간 여행을 온 듯 독특한 거리는 보는 것만으로도 매력이 있습니다. 한국전쟁이 끝난 195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하는 곳으로 극장, 국밥집, 약방, 다실 등 마치 시간 여행을 온 것처럼 생생하게 재현된 건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선샤인 랜드와 선샤인 스튜디오는 영화 ‘파친코’의 촬영지 이기도 한데 영화 장면을 볼 수 있도록 약방 옆에 작게 전시 공간도 꾸며져 있습니다.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골목골목 그 시대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처럼, 전신주나 가로등부터 건물들까지 실감이 나게 꾸며져 있습니다.
당시 시대상이 보이는 풍경, 한글과 영어와 한자가 뒤섞인 건물들과 그 앞에 놓인 리어카, 세트를 걷다 보면 영화 속 배우 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스튜디오 어디를 비춰도 모두가 포토존이 되는 선샤인 랜드에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많이 남겨 보길 바랍니다.
계룡시 여행을 정리해 보면 역사가 남긴 유적과 유물들, 자연의 웅장한 아름다움, 시간을 넘나들 수 있는 새로운 문화 공간 등 모두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도시입니다. 색다른 여행을 계획한다면 여행목록에 계룡시를 기록해 놓고 잊지 말고 꼭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